정병재 토마토시스템 전략사업본부 부사장

[컴퓨터월드] 토마토시스템은 UI/UX 분야의 국산 SW전문기업이다. 2017년 출시한 웹표준 UI/UX 플랫폼 ‘엑스빌더6(eXbuilder6)’를 중심으로 공공 및 교육기관에서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토마토시스템이 미국 시장에서 출시한 ‘코로나19 사전진단 서비스’가 현지에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최근 토마토시스템은 미국 법인 사이버엠디케어 코퍼레이션(Cybermdcare Corporation)을 신설하고, 현지 시장에서 원격진료서비스 ‘사이버엠디케어(CyberMDCare)’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토마토시스템의 미래상을 정병재 토마토시스템 전략사업본부 부사장에게 들어봤다.

▲ 정병재 토마토시스템 전략사업본부 부사장

토마토시스템의 새로운 도전, 원격진료 서비스

지난 4월 토마토시스템은 미국 현지 교민들을 위해 ‘코로나19 사전진단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적절한 시기에 검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1차적인 원격진료 서비스를 지원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의료 시스템의 기반은 주치의 제도다. 환자들은 평소에 의료 관련 상담이나 건강검진을 수행하는 주치의가 있고, 건강상에 문제가 생기면 우선 주치의를 통해 상담을 받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이 전염성이 강한 질병의 경우, 불특정 다수의 환자들이 빈번하게 방문하게 되면 오히려 의사가 감염돼 확산의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이는 심각할 경우 의료·방역체계의 붕괴로 이어진다.

‘코로나19 사전진단 서비스’는 환자와 의사를 연결해 코로나19와 관련된 간단한 질의응답을 실시한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체크한 후 의사에게 전송하면 이후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적절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가령 간단한 증상은 집에서 자가격리를 유지하면서 건강관리에 집중하고, 코로나19가 의심될 경우 적절한 의료기관을 소개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병원 방문으로 인한 감염의 위협을 제거해 환자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한편, 의사를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토마토시스템의 미국 법인 사이버엠디케어가 도맡아 오픈했다. 사이버엠디케어는 미국 시장을 타기팅한 원격진료 서비스 ‘사이버엠디케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일 년여 간 미국 시장 내 의료 환경과 원격진료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던 도중,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심각한 이슈에 직면해 ‘코로나19 사전진단 서비스’를 미리 오픈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불안해하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충족시킨 결과, 오픈 직후 상당한 관심을 받으며 사이버엠디케어라는 이름을 미국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는 복잡한 보험제도와 높은 진료비, 낮은 의료 접근성 때문에 원격진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 이에 사이버엠디케어는 6월 20일 출시를 목표로 원격진료 서비스 ‘사이버엠디케어(CyberMDCare)’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이버엠디케어’는 65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메디케어(Medicare)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공되며, 온라인 상에서 보다 편리하게 1차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의료 취약지역의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다음은 정병재 토마토시스템 전략사업본부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 ‘사이버엠디케어’의 관리자 화면

환자의 편리성·접근성 높인 B2B 서비스로 제공

Q. 미국에서 ‘코로나19 사전진단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어땠는가?
당시 미국은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집에서 각자 격리중인 환자들이 의료기관 방문을 위해 외출하는 것에 대해 불안을 갖고 있었다. 덕분에 처음에 오픈했을 때는 시장에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신설한 사이버엠디케어의 인지도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현지 메디컬 그룹 등으로부터 많은 피드백과 교류를 쌓을 수 있었다.

서비스 자체는 비교적 간단히 구축했다. 사이트 자체에서 원격진료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들이 핵심적인 질의응답에 대답하면 이를 의료기관에 전송해 1차적인 진단이 가능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서비스 내용도 설문조사와 메일 전송 등으로 간소하다. 따라서 개발에 복잡한 의료지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았다. 다만 원격진료 서비스 ‘사이버엠디케어’를 준비하면서 축적한 노하우와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대응체계를 갖춰나가면서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미국은 선별진료나 드라이브 스루 검사 등, 한국에서 시행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방법들을 벤치마킹하면서 빠르게 대응체계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지금은 ‘코로나19 사전진단 서비스’ 이용자가 많이 줄어든 상태다.


Q.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사이버엠디케어’는 어떤 서비스인가?
미국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자, 장애인, 특정 병력을 갖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건강 프로그램 메디케어(Medicare)라는 게 있다. ‘사이버엠디케어’는 메디케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원격진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진을 전송하거나 실시간 화상통화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1차적인 원격진료가 가능하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직접 주치의를 방문하지 않고서도 간단한 처방을 제공하거나 보다 상급 의료기관에 방문할 수 있도록 진단서를 발행할 수 있다.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방문예약을 잡을 수도 있다.

초창기에는 메디케어 가입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원격진료가 가능한 서비스를 구상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의료·보험 그룹과 지속적으로 논의한 결과 메디케어 가입자들을 타기팅하기로 했다. 메디케어 가입자만을 타기팅하면 시장성이 너무 적지 않을지 우려했으나, 실제 미국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전체의 15%에 달한다고 한다. 그 정도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뛰어넘는다. 현재 ‘사이버엠디케어’의 타깃 고객층은 약 6천만 명 정도로 보고 있다.


Q. ‘사이버엠디케어’와 다른 원격진료 서비스와의 차별점은?

원칙적으로 원격진료가 금지돼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원격진료 서비스가 매우 활성화돼있다. ‘텔레닥(Teladoc)’이나 ‘닥터온디맨드(Doctor on Demand)’ 같은 유명한 서비스들 외에도, ‘사이버엠디케어’를 준비하면서 시장 조사를 해본 바에 의하면 최소 500개 이상의 원격 의료 서비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많은 원격진료 서비스와 ‘사이버엠디케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상 고객이 누구냐 하는 점이다. 미국의 대다수 원격진료 서비스는 B2C를 목표로 한다. 환자 쪽에서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앱을 직접 설치해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병원을 선택한다. 서비스를 사용하는 대상이 환자에게 맞춰져 있다. 문제는 미국 일반 시민들의 디지털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미국에는 구글이나 애플을 포함해 쟁쟁한 IT기업들이 많아서 시민들의 디지털화 수준도 높을 거 같은데,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여든이 넘은 우리 어머니가 카톡도 자유롭게 주고받으시는 걸 보면 우리나라가 디지털화 수준이 매우 높은 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B2C 서비스들은 대상 고객들이 웹이나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사이버엠디케어’는 B2B 서비스로 구축된다. 환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병원이나 메디컬 그룹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렇게 하면 디지털화 수준이 낮은 환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에 접근하도록 도울 수 있다. 가령 환자가 앱스토어에서 직접 원격진료 앱을 찾아 설치하지 않더라도, 병원에서 일괄적으로 환자들에게 다운로드 링크가 첨부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또한 B2C 서비스들은 환자가 직접 본인의 개인정보와 진료기록을 입력해야 해서 매우 복잡하지만, B2B 서비스로 구축하게 되면 병원 측이 환자의 정보를 가지고 있으므로 환자가 입력해야 하는 항목이 크게 줄어든다. 가령 ‘텔러닥’ 같은 경우 사용자가 로그인해서 주치의를 선택하고 예약을 완료하는 데까지 약 20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사이버엠디케어’는 이를 3단계 이내로 완료한다. 병원이나 메디컬 그룹 쪽에서 이미 환자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사전에 주치의가 할당돼 있어서 시간과 날짜만 입력하면 되기 때문이다. ‘사이버엠디케어’가 고령자나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서비스 사용 방법은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 정병재 부사장은 “‘사이버엠디케어’는 B2B 서비스로 차별화해, 환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디바이스 연동 확대해 정확한 진단 지원

Q. ‘사이버엠디케어’를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미국에는 HIPAA(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라는 규정이 있다. 건강보험 정보의 이전 및 그 책임에 관한 법률이다. 쉽게 말해 환자의 의료정보를 보호하는 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환자의 진료 기록 뿐만 아니라 의사와 환자 사이에 오고간 대화, 진료비 청구나 결제 등에 대한 정보까지 모든 정보의 관리에 대해 HIPAA가 적용된다.

HIPAA는 매우 강력하고 위반했을 경우 부과되는 벌금 수준도 높다. 법률 내용도 매우 복잡하다. 실제로 HIPAA를 위반해 천만 달러 이상의 벌금이 부과된 사례도 있다. 여기다가 민간 소송까지 더해진다면 정상적인 법인 운영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이버엠디케어’를 개발하면서 HIPAA 규정을 공부하고 준수하도록 개발하는 데에 가장 많은 시간과 공수가 투입됐다.

이전에 ‘코로나19 사전진단 서비스’를 개발할 때도 HIPAA 규정에 맞추기 위해 많은 역량이 투자됐다. 환자의 간단한 의료정보나 증상을 수집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HIPAA를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진단 후 환자에게 메일을 보낼 때도, 의사가 직접 환자의 메일 주소로 진료 기록 등을 보낼 수 없게 돼있다. 환자의 메일 주소로 암호화 메일을 보내서 본인 인증을 수행하도록 하고, 이렇게 인증된 메일 주소로만 정보를 보낼 수 있다. 환자 역시 해당 메일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재차 본인 인증을 수행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HIPAA 규정 자체가 개인정보 보호, 의료정보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데이터 거버넌스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일반적인 암호화나 접근제어보다 더욱 깊은 수준의 기술적인 고민을 필요로 한다.

한편 ‘코로나19 사전진단 서비스’는 AWS에서 제공하는 DB를 사용했는데, AWS는 자체적으로 HIPAA를 준수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템플릿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해서 AWS가 HIPAA 준수를 무조건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최소한의 기준치를 제시해주는 것이기에 개발 측면에서 많은 공수가 들어간다는 점은 변함없었다.


Q. 향후 ‘사이버엠디케어’의 장기적인 로드맵은?
미국에는 타이토케어(Tyto Care)라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있다. 타이토케어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체온계나 심박계 등을 개발했다. 원격진료를 받는 도중 환자가 앱이나 의사의 안내를 받아 집에서 건강정보를 수집하면, 이 정보가 원격진료를 수행하고 있는 의사에게 전송돼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진다.

최소한 내과 진료를 하려고 하면 체온도 재봐야 하고 청진기로 심박도 들어봐야 한다. 사진이나 영상만 가지고는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국에서 만나본 의사들은 원격진료를 위해 이러한 기능을 매우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사이버엠디케어’의 다음 목표는 이처럼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의료장비와 연동하는 것이다. 타이토케어의 제품들처럼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특수한 디바이스를 개발하거나 연동함으로써 ‘사이버엠디케어’의 원격진료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처럼 사용자의 건강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범용 스마트디바이스와의 연동을 생각하고 있다.


Q. 토마토시스템이 주력하던 UI/UX와는 상당히 다른 분야로 보인다. 기존의 개발 및 서비스 경험이 ‘사이버엠디케어’ 개발에 어떤 도움이 됐는가?
원격진료는 기본적으로 이미지 전송과 화상 통화가 기본이 돼야 한다. 또한 모바일 서비스와 웹 서비스, 의사와 메디컬 그룹이 사용하는 화면과 환자가 사용하는 모바일 웹 화면, 이러한 UI/UX 화면들을 전부 토마토시스템의 UI/UX 플랫폼 ‘엑스빌더6’로 개발했다.

특히 토마토시스템의 경험과 노하우가 하이브리드 앱으로 만들어진 ‘사이버엠디케어’ 모바일 화면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 흔히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하이브리드 앱은 웹앱 방식이다. 모바일 상에서 보이는 껍데기는 일반적인 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들어가보면 웹브라우저처럼 작동한다. 네이티브 앱이 레이블이나 구성요소 같은 테이블들을 미리 다운받아놓는 것과 달리, 하이브리드 앱은 실행시킨 시점에 웹 상에서 콘텐츠를 그때그때 다운받는다.

문제는 콘텐츠를 다운받는 과정에서 딜레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앱을 구성하는 콘텐츠가 미리 설치돼 있지 않고 그때그때 다운받으니 당연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처럼 전국 어디서나 빠른 네트워크를 제공할 경우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네트워크 사정이 좋지 않기에 이런 문제가 더더욱 부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앱과 달리 HTML 코드 자체를 모바일 디바이스에 설치하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네트워크 사정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네이티브 앱처럼 빠르게 화면을 표시해줄 수 있다. 다만 이렇게 하면 HTML이 변경되면 사용자 디바이스에서도 즉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웹앱의 장점이 사라지게 되는데, 이 문제는 변경된 소스를 사용자 디바이스에 미리 받아놓고 푸시(push)로 넣어주도록 해서 해결했다. 토마토시스템이 보유한 UI/UX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 ‘엑스빌더6’의 하이브리드 앱 개발 역량을 활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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